강원랜드와 대도시를 오가는 일명 ''카지노 택시''가

[중앙일보 홍창업.민동기 기자] 지난 3일 오후 5시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

서울 번호판을 단 리무진 모범택시가 여자 손님 두명을 태우고 미끄러지듯 현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고모(73)씨는 "게임하러 오고 갈 때 리무진 택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 차에는 승객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위성TV에 허리와 머리를 받쳐주는 쿠션은 물론 이불.슬리퍼까지 갖춰져 있었다.

강원랜드와 대도시를 오가는 일명 ''카지노 택시''가 성업 중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평일에는 10여대, 주말에는 20여대의 카지노 택시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온다"고 말했다.

2000년 10월 카지노가 개장한 뒤 카지노 택시는 서울택시 50여대가 손님을 독점해 왔다.

그러나 1년 전 정선군 고한.사북 지역에도 리무진이 등장해, 현재는 97대의 개인택시 중 29대가 리무진이다.

차종은 체어맨.에쿠스 리무진이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강원랜드까지의 카지노 택시 편도 요금은 25만원. 택시를 4~5시간 대기시켜 놓았다가 서울로 돌아올 때 다시 이용하려면 50만원을 내야 한다. 부산까지는 35만원이 ''협정 요금''이다.

카지노 고객들이 요금이 비싼 리무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신분 노출을 꺼리기 때문. 택시기사 정모(49.강원도 정선군)씨는 "승객이 타면 행선지만 물은 뒤 불필요한 말을 절대 걸지 않는 것이 불문율로 돼있다"고 말했다.

서울리무진택시연합회의 김재옥 회장은 "운전기사를 데리고 가면 운전기사들이 도박에 빠질까봐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왕복요금을 지급한 경우에도 손님이 돈을 잃으면 ''먼저 상경하라''며 게임을 계속하고 돈을 따면 두시간 만에 바로 상경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홍창업.민동기 기자 hongup@joongang.co.kr ▶홍창업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ongup7/-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