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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불우한 이웃에 보탬 되겠다는 꿈 간직하고 살아
천재환
핸들을 잡는 것이 주특기인 사람보고 살아온 이야기며 생활신조
같은 것을 글로 써달라는 엄청난 부탁을 받고 몇 번이고 극구 사양했다.
글쓰는 재주가 모자라는 것도 문제지만 워낙 못나고 평범하게 살아온지라 할 수 있는 이야기며 딱히 내세울만한 신조가 별로 없는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말씀 하셔야 한다는 후배의 우격다짐에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못이겨 펜을 들어본다.
살아온 경력이라곤 젊은 시절 소백 탄광 선진광업소 감독 생활 3년 한 것을 제외하면 개인택시 20년 해온 것이 사실상 거의 전부다.그러니 뭘 이야기할 게 있으며,뭘 내세울게 있겠는가.
이제 겨우 오십 중반으로 아직 인생을 돌이켜볼 나이는 안됐지만
이런 기회도 귀하려니 하는 생각으로 이참에 한번 지난날을 생각해본다.
정말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세월이었다.
변변치 못한 능력으로 대학 다니다 군인 갔다온 아들과 전문대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는 딸 아이 뒷바라지 하느라 옆 돌아볼
새가 없었던 것이다.
개인택시를 시작한 지가 바로 엊그제요,마음은 아직도 한창 청춘인데 애들이 저렇게 훌쩍 커버려 얼마 안 가서 부모 품을 떠나
제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됐다는 걸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과 함께
문득 인생이란 정말 이런 걸까 하는 허전함이 치미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그러면서 마음 속 깊이 다짐해 본다.
이틀간 나름대로 정신없이 일하다가 하루 잠깐 시간이 나면 교통모범 선 후 마음 맞는 동료들과 산에 갖다 오는 게 지난 15년간
다람쥐 챗바퀴 굴리듯 살아온 모습이었다면,그리고 그런 생활을 앞으로도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겠지만 언젠가는,정말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불우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되면서 살아야겠다고.
왔다 가는 인생이 이렇게 순간일진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꿈으로 그만큼 거창한 게 있겠는가.
나와 내 가족만 보는 게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오늘도 거창한 꿈을 마음속 깊이 묻고 묵묵히
핸들을 잡는다.
*천재환님은 북부모범 번동초소(현총무)에서 지난 15년간
모범으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포천향우회)초대회장을 역임한
바 있고,현재 중계10단지 개인택시 (하나산악회)회장직과
(노원산악회)회장직을 맡고 있는 등 궂은 일 가림 없이
도맡으시고 성실과 근면의 생활신조를 확실히 실천하셔서 주변의 칭찬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계신 분 입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귀한 말씀 주신 천재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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