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대전시내 택시운전사들이 영업 부진으로 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21일 대전지역 택시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평균 10만원 정도를 벌던 개인택시 운전사들의 하루 수입이 최근 들어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대리운전자들로 인해 평균 4만-5만원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특별소비세 인상되면서 올해 초 ℓ당 600원 정도였던 가스연료비가 700원 정도로 100원 가량 오른 것도 택시기사들의 수입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하루 15간 이상 일하면서 250㎞를 운행해도 가스비로 지출되는 3만-4만원을 제하면 개인택시운전사가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돈은 잘 될 때는 6-7만원, 평소에는 4-5만원에 불과하다.

회사택시를 모는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회사택시 운전사가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도 회사에 내는 사납금 7만여원을 빼면 하루에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2만-3만원이다.더구나 손님이 없을 경우 주머니 돈을 털어 사납금을 채우는 경우도 많아 월급70여만원을 합쳐 한달 평균 수입이 90만원에 그치고 있다.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쥐꼬리보다도 못한 수입을 견디지 못한 택시기사들이 야간 대리운전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전지역 택시운전사 수가 올 들어 15%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급기야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100만원 안팎의 한달 수입으로 아내와 세 아이 등 다섯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던 개인택시 운전사 나모(43)씨가 끝내목생활고를 비관, 20일 새벽 서구 갈마동 어린이공원 내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나씨의 아내(42)는 "몇달전부터 택시영업이 잘 안돼 괴로워하던 남편이 19일 저녁`볼 일이 다'며 나가 자정께 `죽겠다'는 전화를 한 뒤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씨의 빈소를 찾은 동료 택시운전사는 "돈벌이가 거의 안 되지만 마땅히 다른 일을 찾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나도 죽고 싶은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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