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사업자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택시업?


승객·기사 없어 택시 절반 놀린다

[광주일보 2004-08-30 21:51]
30일 오후 5시께 광주시 북구 양산동 신흥택시 주차장에는 빈 택시 80여대가 늘어서 있다. 이회사가 가진 택시중 약 절반이 운행을 않고 있다.
서구 유촌동에 있는 광주교통도 비슷한 상황이다. 74대 가운데 25대를 회사 주차장에서 놀리고 있다. 승객 감소로 공차율(空車率)이 갈수록 느는데다 운전을 그만두는 기사들이 늘어나는데 따른 현상이다.

광주시 법인 택시는 76개 회사 3천511대. 이 가운데 20-40％는 택시회사 차고에서 그냥 놀고 있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신흥택시의 경우 190대의 택시 가운데 80-90대가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2인 1조로 운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380명의 운전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택시 운전사는 150여명에 불과하다. 기사가 없어 `1인 1차제'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택시 기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회사에 입금해야할 7만6천여원의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기사도 상당수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신흥택시 김인섭(60) 상무는 “운전사가 모자라 절반 가량의 차들이 놀고 있지만 세금과 보험료는 그대로인데다 운송 수입은 없고 가스값은 올라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 광주택시도 53대 가운데 38대만 운행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4대의 차량을 폐차하고 새로 구입했지만 기사가 없어 등록도 미룬 채 놀리고 있는 형편이다.

광주택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택시 손님들을 버스나 지하철에 빼앗긴데다 대리운전 업체가 증가하면서 가격 경쟁까지 벌어져 승객 감소에 한 몫 했고 다른 일자리를 찾는 기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택시 수입이 줄면서 기사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택시업계가 2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매월 실시되는 택시운전 자격 시험 응시자도 한때 330-340명에서 지난해부터 200명 이하로 급감했으며 기사들의 이직도 잦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같은 불황에도 불구 광주시가 개인택시 증차까지 계획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00년 택시중기수급계획에 따라 5년간 개인택시 526대를 증차키로 했으며 이에따라 올해 96대를 늘릴 예정이다.

이에대해 개인택시 사업자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택시업계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행정이라고 비난한데 반해 개인면허취득을 기다리고 있는 법인택시 기사들은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현호기자 kihh@kwangju.co.kr /김지을기자